
"디자인 파일을 이메일로 주고받는 시대는 끝나야 했다"
2012년, 공동창업자인 딜런 필드와 에번 월리스는 하나의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당시 디자이너들은 파일을 저장하고, 이메일이나 클라우드로 전달한 뒤 수정본을 다시 받아야 했습니다.
버전이 여러 개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누가 최신 파일을 가지고 있는지도 헷갈리는 일이 흔했습니다.
딜런 필드는 이런 비효율을 보며 하나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문서는 구글 문서처럼 함께 편집하는데, 디자인은 왜 아직도 파일을 주고받아야 할까?"
그 질문이 바로 Figma의 시작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는 디자인 툴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시에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웹 브라우저는 디자인 프로그램을 실행하기엔 너무 느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 어려움이 새로운 기회가 되었습니다.
수년간의 개발 끝에, 2016년 Figma는 정식 서비스를 공개하며 디자인 업계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도구를 판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방식을 바꿨다"
Figma가 시장을 장악한 이유는 단순히 기능이 많아서가 아니었습니다.
① 실시간 공동 작업
여러 명이 하나의 디자인 파일을 동시에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 문서를 공동 편집하는 것처럼 디자이너와 개발자, 기획자가 한 공간에서 함께 작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② 설치가 필요 없는 웹 기반
컴퓨터를 바꾸거나 운영체제가 달라도 브라우저만 있으면 동일한 환경에서 작업이 가능했습니다.
Mac과 Windows의 경계도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③ 무료로 시작할 수 있는 전략
학생과 개인 디자이너들은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었고,
사용자가 늘어나자 기업들도 자연스럽게 Figma를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이 회사를 움직이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④ 협업 생태계 구축
플러그인과 커뮤니티 기능을 통해 수많은 제작자가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 리소스를 공유했습니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거대한 디자인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경쟁 제품이었던 Adobe XD와 Sketch는 점점 존재감을 잃어갔고,
Figma는 UI·UX 디자인 분야의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세 번의 위기, 하지만 더 강해졌다"
① 아무도 웹 디자인 툴을 믿지 않았다
창업 초기 가장 큰 문제는 기술이었습니다.
브라우저에서 전문가용 디자인 프로그램을 구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개발에는 예상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했고,
수년 동안 눈에 띄는 성과 없이 기술 개발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② 강력한 경쟁자들의 압박
시장에는 Sketch, Adobe XD, InVision 등 이미 유명한 제품들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후발주자인 Figma는 브랜드 인지도도 낮았고,
기업 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실시간 협업이라는 차별화가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③ Adobe 인수 무산
2022년 Adobe는 약 200억 달러 규모로 Figma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규제기관들은 경쟁 제한 가능성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했고,
결국 2023년 인수 계약은 공식적으로 무산되었습니다.
당시에는 큰 불확실성이 생기며 회사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Figma는 독립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AI와 함께 디자인의 다음 시대를 준비하다"
현재 Figma는 단순한 디자인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디자인, 프로토타이핑, 개발 협업, 프레젠테이션 제작까지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해결하는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AI 기능을 적극 도입해 화면 생성, 반복 작업 자동화, 코드 연계 등 생산성을 높이는 기능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Adobe 인수가 무산된 이후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IT 기업과 스타트업은 물론 대학과 교육기관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Figma가 바꾼 것은 프로그램 하나가 아닙니다.
디자인은 혼자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함께 만드는 과정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만든 것입니다.